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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토론을 즐긴 프랭클린의 조력자 '엘리너 프랭클린'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성공신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그의 부인인 엘리너 루스벨트입니다. 엘리너는 프랭클린이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려 하반신 마비가 되었지만 4선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내조에 헌신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정치 생명이 끝났다고 믿었지만 부인 엘리너만은 달랐습니다. 프랭클린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남편을 대신해 연설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프랭클린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무려 네 번에 걸쳐 연임할 수 있었습니다. 엘리너의 언변과 당당함의 배경에는 독서가 있었습니다. 엘리너는 읽은 책과 정치적 이슈에 대핸 가족들끼리 자주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서로 다를 수 있는 정치에 대한 견해에 대해 한 가지 의견을 강요하지 않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토론할 때는 지나치게 흥분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서로의 관심사를 확인하고 토론 분위기가 과열됬다 싶으면 어머니가 농담을 하거나 화제를 바꾸는 역할을 하셨다. 또한 토론을 할 때는 경청을 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라고 후에 그 자녀들이 얘기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도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조용히 경청하고 말이 끝나면 의문점에 대해 질문하면서 토론을 이끌어나갔습니다. 이것이 토론의 기술입니다. 다른 사람이 말할 때 경청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한다면 토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집에서도 자녀가 말할 때 먼저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녀들도 밖에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거나 토론할 때 귀 기울여 듣는 태도를 보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할 자리라면 그 이유를 명확하게 들어 당당하게 찬성이나 반대의 의견을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끊임없는 배움, 읽는 것보다 제대로 알기
미국의 정치 명문가인 루스벨트 가에서 부잣집 딸로 태어난 엘리너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사교계에만 관심이 있는 어머니는 딸을 돌보지 않았고, 심지어 다른사람 앞에서 외모비하 등으로 핀잔을 주곤 하여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머니가 엘리너가 여덟 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고, 2년 후 딸을 끔찍이 사랑하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셨습니다. 그 뒤 5년간 할머니 집에서 지내야 했던 엘리너는 가정교사에게 음악과 프랑스어를 배우고, 말 타는 법도 배웠습니다. 엘리너는 '세상을 끌어안아라'는 제목의 자전적 에세이에서 "배움을 멈추는 순간 삶도 멈춘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또 배움의 열정으로 읶는 것은 호기심과 모험심이라고 강조합니다. "호기심과 지칠 줄 모르는 모험심만 있으면 활기차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호기심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고아가 된 엘리너는 할머니와 살며 책의 바다에 빠져들었습니다. 할머니의 어려운 질문들과 서재 덕분이었습니다. 이러한 10대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자녀들에게도 물려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무엇보다 엄마가 아이들의 책 읽기를 지도하려면 먼저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책을 읽은 상태여야 아이와 토론하며 의견을 나눌 수 있고, 책의 수준을 알아 조언도 해줄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고전 읽기를 추천했는데, 고전은 역사의 배경지식을 확장시킬 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해준 과거의 지적 뼈대를 대충이라도 훑어볼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읽기 보다는 읽은 것을 소화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독서는 우리 내부에 잠들어 있는 심상과 느낌을 일깨울 수 있어야 하고, 독단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면서 상대의 생각과 나의 견해를 비교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할머니의 바램으로 영국유학을 간 수줍음이 많은 엘리너는 프랑스어로 '성경'을 암송했던 것으로 인정을 받아 자신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학교의 교장인 수베스트르 선생님을 만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도움으로 침착하고, 자신만만하고, 용감하고, 성실하며, 진실한 사람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만의 관점을 중요하게 생각한 선생님 덕분에 더욱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암기하고 받아들이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만의 생각과 의견, 관점을 보태야 비로소 '생각의 살'이 차오를 수 있습니다. "꽤 고민했겠는걸. 하지만 이런 점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보구나"라는 선생님의 한마디에 큰 기쁨을 느꼈다고 합니다
힐러리의 역할모델이 된 엘리너
엘리너는 불행을 기회로 만드는 행복의 연금술사였습니다. 적극적인 내조로 장애인이 된 남편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최초의 여성 유엔인권위원장도 되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의 토대를 만들고 채택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여, 여성의 지위 향상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인권의 대모'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이러한 엘리너를 존경하는 인물로 힐러리 클린턴이 있습니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에게마저 못생겼다고 조롱당하고 무시당했던 한 소녀가 결국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그녀의 바람대로 널리 퍼져나갔다. (...) 엘리너가 퍼스트레이디로 임기를 마친 반세기 후에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자신의 유년시절을 엘리너와 비슷한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길 트로이의 '힐러리론' 중에서) 이러한 엘리너는 힐러리 뿐만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완벽한 역할모델입니다.